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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3.10.14 스무살 (김민정) by phdyang
  3. 2023.07.29 더딘 사랑 (이정록) by phdyang
  4. 2022.03.13 간격 (정용화) by phdyang
  5. 2022.02.01 즐거운 편지 (황동규) by phdyang
  6. 2021.07.18 고민상담 (정지윤) by phdyang
  7. 2021.07.18 사랑은 자주 오지 않는다 (김재식) by phdyang
  8. 2021.05.30 고향 (백석) by phdyang
  9. 2021.05.22 단 한사람 가졌다 (정찬우) by phdyang
  10. 2021.04.24 라일락1 (정연복) by phdyang

 

눈들 영감의 마른 명태

서정주의 언어가 돋보이는 멋진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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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김민정

 

내 젊음에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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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중앙일보, 시가있는 아침 스크랩 내용

 

더딘 사랑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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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 정용화

 

 


봄이 오고 있다

겨울에서 이곳까지 굳이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

걷다 보면 다섯정거장쯤

늘 겨울곁에 있는 봄

그 간격이 좋다

 

친하지도 무심하지도 않은

꽃과 잎사귀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슬픔과 기쁨사이

가끔은 눈물과 손수건만큼의

그 간격이 좋다

 

허공을 채우고 있는

겨울, 나무와 나무사이

외로움과 외로움사이에 떠 있는 간이역

기차표와 역전다방의 여유

그만큼의 간격이 좋다

 

미처 떠나지 못한 겨울과

오는 봄을 내버려 두고

그대와 나사이

그 간격속에 빠져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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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일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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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5 (수) 저녁스케치에서 나온 동시

 

고민상담

 

(정지윤)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고
엄마가 친구랑 통화중이다

우리 애 때문에 너무 속상해
책상을 정리하다 무심코 일기를 봤더니
‘엄마 잔소리 때문에 짜증난다
게임 그만해라, 학원 늦지 마라, 숙제해라...
잔소리하지 않는 엄마로 바꾸고 싶다’
글자들이 삐뚤삐뚤
화가 나 있었어
깜짝 놀라
좋은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남의 일기는 보는 게 아니래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엄마가 좋은 거래
그리고...

엄마의 통화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어휴, 엄마도 정말 힘들구나
근데 밥은 언제 먹는 걸까?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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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주 오지 않는다

 

(김재식)

 

망설이다가 놓쳐버린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은 시간이었다.

시간을 잃어버렸다는 건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는 게 아니다.

온전히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마음에 난 상처는 아물면서 단단해지지만

그만큼 더 쉽게 닳고 무뎌져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기만 한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그 사람의 손을 잡자.

사랑은 생각처럼 자주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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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백석)

좋아하는 시 2021. 5. 30. 20:46

고향

                                                                                                                       

     (백석)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氏)를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삼천리 문학>(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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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사람 가졌다

 

(정찬우)

 

내 단 한 사람 가졌다

먼 길 떠날 때

모든 것 다 맡기고 갈

믿음직한 사람 가졌다

깊은 사랑 잃고

벼랑끝에서 손 흔들 때

따뜻한 가슴으로 어루만져 주는

그런 다정한 사람 가졌다

내 병들어 쓰러졌을 때

가슴 아파 눈물지며

그 병 내게 달라 함께 고통하는

참된 그 사람 가졌다

모든 희망 꺾어 절망에 몸부림칠 때

지혜와 용기로 재기해 달라 기도해 주는

진실된 사람 가졌다

오직 하나

내 소중한 단 한 사람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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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1

 

        (정연복)

 

풍성히 무리 지어
서로들 몸을 비비고 있는


보랏빛 꽃도
더없이 아름답지만


말없이 풍기는
은은한 향기


잠시 코끝에 스치다가는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나는 꽃으로
너는 사람으로


이 땅에 잠깐 머물다 가는
안개 같은 생.


나쁜 마음일랑 먹지 말고
어두운 생각일랑 하지 말고


그냥 나같이
밝고 순하게 살다가


좋은 향기 한 줌 남기고
후회 없이 떠나는 게 어떠냐고


내 가슴에 대고 조용조용
속삭이는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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