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자동차와의 이별

나는 지금 몹시 섭섭한데, 그 감정을 기록하기 위한 글이다.

 

아부지께서 타시던 20년 된 자동차인 2005년식 SM5 LPG 모델을 폐차 했다.

 

25년 9월 26일 까지만 해도 이렇게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았고

(일부 누유는 있지만) 합격을 받았던 자동차였는데

아부지께서 운전 중 발생한 트럭과의 충돌 교통사고로 차가 반파되었다...

 

요즘 보기 힘든 오래된 번호판, 녹색 번호판의 차.

자동차등록증 상 최초등록일 2005년 9월 27일 인데 폐차한 날은 2025년 10월 24일 이다.

20년 하고 약 1달 정도 달린 자동차이다.

 

보험사에서 옮겨놓은 성동구의 카센터에 가보니

반파된 차의 앞부분을 테이프로 봉합수술을 해 둔 상태였다.

 

2005년 9월, 상계동에 살던 때가 생각난다.

아부지 차가 처음 나왔을 때, 난 아직 면허증이 없는 고등학생이었다.

그러나 밤중에 차키를 들고 나가 차에 들어가서 노래를 들어본 경험이 있다.

자우림의 Starman 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새 차, 새 스피커에서 울려 펴지는 웅장한 소리, 정말 좋았다.

그리고 2006년 겨울, 고3 수능이 끝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고서 부터

이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20년의 시간을 달린 차는 누유도 있고 소음도 나고 부서지기도 하고

손볼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는데

한편으로는 정비하지 않고 탔던건 슬슬 이별을 준비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차가운 기계에 정이 스며들어버렸다.

 

이성적인 판단은 유지비와 중고차값, 고철값, 그리고 수리비 등등을 계산하여

이제 그만 탈 때가 되었다는 결론이 났다.

 

그러나 정작 이별의 시간(폐차라는 의사결정)이 오니

아부지와 나 모두 섭섭함이 컸다.

 

차가운 기계, 쇳덩어리에 이렇게 정이 들어버린 것이다.

 

2005년식 SM5 자동차야, 그동안 즐거웠다.

늘 안전하게 우리가족을 태워주어 정말 고마웠다!

 

폐차 하던날, 그날 아부지와 함께 먹은 완백부대찌개

 

그 섭섭한 마음을 남겨본다.

Posted by phd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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